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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커피 프랜차이즈 (사모펀드 인수, 점주 부담, 과당경쟁)

by chaeng-c 2026. 3. 11.

프랜차이즈 카페와 관련된 사진

저는 최근 집 앞에서 버스정류장까지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같은 브랜드 저가 커피 매장이 세 개나 생긴 걸 보고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처음엔 '그래도 장사가 되니까 계속 생기는 거겠지' 싶었는데, 어느 날 한 달 전까지 있던 매장이 간판만 바뀌어 있는 걸 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가 커피 브랜드 대부분이 사모펀드에 인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이면에 숨겨진 구조를 들여다보니 소비자로서 느꼈던 의문이 어느 정도 풀리는 동시에 점주들의 현실이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모펀드 인수 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매장, 그 이유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란 소수의 기관 투자자나 고액 자산가로부터 자금을 모아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공개 시장이 아닌 사적인 경로로 큰돈을 모아서 기업을 사들이고, 그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입니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매머드커피 등 우리가 흔히 아는 저가 커피 브랜드 대부분이 2021년 이후 이런 사모펀드에 인수됐습니다.

메가커피의 사례를 보면 2021년 사모펀드에 인수된 직후 3년간 매출이 약 879억 원에서 4,960억 원으로 5.6배나 증가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영업이익도 2.5배 늘어났고, 인수했던 펀드 사는 투자금 대비 약 두 배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성공 사례는 다른 사모펀드들에게 '저가 커피 시장은 돈이 된다'는 신호를 보냈고, 자연스럽게 대규모 자본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모펀드가 기업 가치를 빠르게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가맹점이 하나 생길 때마다 창업 비용은 점주가 내지만, 본사는 가맹비와 로열티, 유통 마진을 계속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메가커피는 인수 당시 대표가 직접 '공격적 출점'을 예고했고, 다른 브랜드들도 비슷한 속도로 매장을 늘렸습니다.

제가 직접 동네를 돌아다니며 확인해 본 결과, 같은 브랜드 매장이 500m도 안 되는 거리에 두세 개씩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점주들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브랜드는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개별 매장 입장에서는 매출이 분산되는 구조인 셈입니다.

점주 부담과 과당경쟁, 그 속사정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구조를 좀 더 들여다보면 점주들이 어떤 부담을 지고 있는지 보입니다. 사모펀드는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팔아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보다는 당장의 실적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메가커피는 인수 후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주주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비율)이 100%에 달했고, 이후에도 평균 46%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 성향이 약 26%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여기서 배당 성향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얼마를 주주에게 돌려주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번 돈을 회사 발전에 재투자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바로 나눠주는 비율이 높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연구개발이나 점주 지원, 브랜드 개선 같은 장기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점주 입장에서는 본사를 믿고 창업했는데, 정작 본사는 단기 수익에만 집중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메가커피의 가맹점 명의 변경 비율을 보면 인수 전에는 한 자릿수였던 것이 인수 후 두 자릿수로 올라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명의 변경 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점주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고, 이는 매장 운영이 기대만큼 잘 안 된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 중 한 명도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창업했다가 1년 만에 명의를 넘긴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 말로는 "브랜드 파워를 믿고 시작했는데, 바로 옆에 같은 브랜드가 또 생기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났다"라고 하더군요. 본사에 항의했지만 계약서상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마케팅 비용 부담도 점주들에게 전가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메가커피가 손흥민 선수를 광고 모델로 썼을 때, 당시 메가커피 규모에 비해 과도한 계약이었고 그 비용 일부를 점주들에게 분담시키려다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건 좋지만,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또한 저가 커피는 구조상 커피 한 잔 마진이 적기 때문에 양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매장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한 매장당 판매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디저트나 간편식 판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컵빙수,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심지어 라면 같은 제품까지 출시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커피보다 마진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점주 입장에서는 부담입니다. 커피는 기계가 대부분 만들어주지만, 디저트나 라면은 직원이 직접 조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인건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저도 한 번은 저가 커피 매장에서 라면을 주문했다가 직원분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커피 주문도 밀리는데 조리까지 해야 하니 힘들어 보이더군요.

정리하자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성장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중심 경영으로 점주 지원보다 배당 우선
  • 과도한 매장 출점으로 인한 점주 간 과당경쟁
  • 마케팅 비용 및 신메뉴 개발 부담의 점주 전가

저는 이런 구조가 지속 가능한지 의문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싸고 편한 커피가 많아지는 게 좋지만, 점주들이 안정적으로 장사할 수 없다면 결국 브랜드 자체의 신뢰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일부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점주들과의 갈등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모펀드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들이 기업을 키울 때 점주들과의 상생 구조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성장하는 만큼 점주들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될 텐데, 지금은 그 균형이 무너진 것처럼 보입니다. 앞으로 저가 커피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커피를 사 마실 때 이런 구조를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V6AWT7hH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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