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전쟁이 터지면 무조건 증시가 흔들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정반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단기전으로 끝나면 오히려 호재'라는 분석인데요.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봉쇄 우려가 줄어들면서 유가 하락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호르무즈 해협이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1%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수송로를 의미합니다(출처: 한국석유공사). 저 역시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패닉셀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이번엔 감정보다 구조를 먼저 보려고 합니다.
단기전 종료 시 호재 가능성, 현실성은?
에드 야데니(Ed Yardeni)는 야데니 리서치 대표로, '본드 비질란테(Bond Vigilante)'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인물로 유명합니다. 그는 이번 공습으로 이란 해군이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란 해군력 약화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Geopolitical Risk)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란 특정 지역의 정치·군사적 불안정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뜻합니다.
그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면 유가는 하락하고,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CPI란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인플레이션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입니다. 유가가 내려가면 휘발유 가격도 낮아지고, 소비 여력이 커지면서 경제 전체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시나리오죠.
실제로 야데니는 S&P500 지수 목표를 올해 말 7,700, 2029년 말 1만으로 제시했습니다. '포효하는 2020년대(Roaring 2020s)'가 될 거라는 기본 시나리오(확률 60%)를 유지한 건데요. 포효하는 2020년대란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기반으로 장기 호황 국면이 지속된다는 전망을 의미합니다. 저도 AI 관련 주식에 투자하면서 이 흐름을 체감하고 있긴 합니다만, 전쟁이 변수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전망에는 치명적인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단기전'이라는 가정입니다. 만약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이란이 예상 밖의 보복 수단을 동원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실제로 이란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시신을 공개하며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저는 과거 중동 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유가가 급등했던 사례를 여러 번 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낙관론에만 기대기엔 불안합니다.
금 가격 전망도 흥미롭습니다. 야데니는 중동 리스크가 단기 완화되면 금값 상승세가 제한될 거라고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트로이온스당 6,000달러(올해 말), 2030년까지 1만 달러를 제시했습니다(출처: Bloomberg). 이는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 가치 하락 우려를 반영한 전망으로 해석됩니다.
주요 긍정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완화로 글로벌 원유 공급 안정화
- 유가 하락에 따른 소비자 물가 부담 완화
- 미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가능성 증가
투자자는 리스크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저는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예측의 정확성'보다 '틀렸을 때 감당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데니도 시장 급락 확률을 20%로 제시하며 사모신용 시장(Private Credit Market)의 유동성 경색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사모신용 시장이란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나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에 직접 대출하는 시장으로, 최근 급성장하면서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뉴스가 최악을 이야기할 때 시장은 의외로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에도 그랬고,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저는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했습니다. 100% 확신하고 올인했던 투자는 단 한 번도 좋은 결과를 낸 적이 없었거든요.
일부에서는 이번 공습이 트럼프 행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란 해군 무력화는 중동 내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재확인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군사적 성과가 곧바로 경제적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주목하는 건 이란 내부 반응입니다. 하메네이 시신 공개는 양날의 검입니다. 국민감정이 반미로 결집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체제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후자로 흘러간다면 중동 정세는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로 간다면 장기 분쟁은 피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유가는 다시 급등할 겁니다.
투자 관점에서 제가 생각하는 대응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에너지 섹터 비중 조절: 유가 변동성에 대비해 일부 방어적 포지션 유지
- 금 자산 분산 투자: 장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활용
- 현금 비중 확보: 급락 시 매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여력 보존
야데니가 말한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조언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성립하려면 구조적 성장 흐름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AI, 반도체, 클라우드 같은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전제 말이죠.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전쟁 리스크만큼은 여전히 변수입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기전 vs 장기전' 여부에 따라 시장 방향이 완전히 갈릴 상황입니다. 저는 낙관론과 비관론 중 어느 한쪽에 올인하기보다, 양쪽 시나리오를 모두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게 현명하다고 봅니다. 전문가 전망은 참고할 만하지만, 최종 판단과 책임은 결국 투자자 본인의 몫이니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3023450i, https://v.daum.net/v/20260304214101054